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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가끔은 정의도 이긴다는 위로 -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 리뷰입니다.

 

소설은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가 은행에서 벌이는 사건 사고를 그린다. 작가 이케이도 준은 실제로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와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듯한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통해 두각을 드러내며 은행 미스터리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소설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억울하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나오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점장의 지시에 손쓸 수도 없이 승인한 서부오사카철강의 5억 융자가 은행에 대손을 발생시켰다. 지점장 아사노는 권모술수를 발휘하여서 모든 책임을 나오키에게 뒤집어씌운다. 나오키는 억울하게 뒤집어쓴 책임 소재를 해결하고 동시에 서부오사카철강 사장 히가시다의 비자금을 찾아 회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설은 현실로 밑그림을 그리고 상상으로 색칠한다. 사건의 발단은 '공은 상사에게로, 책임은 부하직원에게로'라고 표현된 관행이다. 이는 은행원을 포함한 직장들이 토로하는 공통적인 문제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오키처럼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인사 문제, 조직 문제가 얽혀 있어서 불합리를 느끼지만 참을 뿐이다.

 

나오키의 과감할 투쟁은 직장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일을 나오키가 대신 이룬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는 나오키에 동화된다. 나오키가 감사를 받을 때마다 걱정하고, 함정을 헤쳐나오는 것을 같이 응원한다. 최종적으로 그의 승리를 바라고 거기에서 위로를 얻는다. 그것이 소설이 주는 묘미이다. 소설이 그린 밑그림은 익숙한 현실의 모습이지만 어떻게 색칠하는지에 따라서 전혀 새로운 그림이 된다. 현실에서 쉽게 보지 못한 그림을 통해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가끔은 정의도 이긴다!"

가끔은 정의도 이긴다는 승리의 선언이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위로가 되는 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