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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세대일까 사람일까 - 한자와 나오키 3: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이케이도 준의 시리즈 소설 '한자와 나오키 3: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리뷰입니다.

 

시리즈 1편과 2편 대한 리뷰도 있습니다.

 

가끔은 정의도 이긴다는 위로 -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 리뷰입니다. 소설은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가 은행에서 벌이는 사건 사고를 그린다. 작가 이케이도 준은 실제로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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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선택은? - 한자와 나오키 2: 복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

이케이도 준의 시리즈 소설 '한자와 나오키 2: 복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의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소설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분들은 먼저 소설을 읽기 권장합니다. 시리즈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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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모회사이다. 도쿄센트럴증권으로 좌천당한 한자와 나오키는 모회사 도쿄중앙은행과 M&N 전략 대결을 펼친다. 도쿄중앙은행과 전뇌잡기집단의 인수 합병 공세를 막아 도쿄스파이럴를 지키는 것이 한자와의 목표이다. 각종 방해를 딛고 한자와와 도쿄센트럴증권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벌써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이제 한자와는 관리직으로서 상당한 위치까지 올라왔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멘토로서 한자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쿄센트럴증권 모리야마 조사역과 함께 일을 하면서 '잃어버린 세대'의 불만을 이해하고 세대론이 무엇을 말하든 끊임없이 싸우라고 독려한다. 모리야마 조사역은 전형적인 '잃어버린 세대'이다. 일본의 거품 경제가 주저앉은 이후 어려운 취업 시장을 뚫고 간신히 자리를 잡은 인물이다. 회사에 들어와서 그가 본 것은 세대를 잘 타고나서 높은 자리에 있는 무능한 선임들이다. 스스로 노력할 필요 없이 호황 속에서 승진한 속칭 '거품 세대'들의 무능함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잃어버린 세대', '거품 세대', '단카이 세대'와 같이 세대로 사람을 구분하고 특성을 설명하는 것이 세대론의 핵심이다. 하지만 세대론과 같은 유형론은 유형 속 각 사람의 개성을 무시한다. 유형론으로 군집화되면 군집 속의 개인은 사라진다. 모리야마가 '거품 세대'의 무능과 기회주의적인 성격에 분노한다. 하지만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한자와는 '거품 세대'에 속한다. 거품 세대라는 유형에 근거하여서 판단한다면 한자와의 참모습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잃어버린 세대', '거품 세대', '단카이 세대'가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안의 개인이다.

 

"세상에 불만을 터트리거나 한탄하는 건 간단해. 세상이 허무하다고 탄식하거나 불평하거나 썩었다고 개탄하거나....... 하지만 그런 건 누구나 할 수 있지. 자네는 모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시대에나 세상을 향해 불평을 토로한 자들은 길거리에 널릴 정도로 많았어.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지? 가령 자네들이 학대당한 세대라면, 어떻게 하면 다시는 그런 세대가 나오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그 대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COVID-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 변화로 인해 '코로나 세대'라는 말이 종종 들려온다. 학생, 취업준비생, 자영업자, 기업 모두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 '코로나 세대'의 취업준비생들은 갈수록 적어지는 기회에 지친다. 하지만 우리는 나아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자와는 아마 '코로나 세대'가 어떠하다고 규정된 대로 살지 말고 싸우라고 말할 것이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형에 갇히지 않는 개인으로서, 세상과 담판 짓는 투사로서 살아나가길 격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