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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IT가 만나다 - 엔지니어가 배워야 할 금융시스템의 지식과 기술 다이와종합연구소 프론티어 테크놀로지 본부에서 발간한 도서 '엔지니어가 배워야 할 금융시스템의 지식과 기술'의 리뷰입니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에 IT 기술이 적용되는 근래의 현상을 의미한다. 은행 및 금융 기관에서는 기술을 통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다이와종합연구소에서 발간한 '엔지니어가 배워야 할 금융시스템의 지식과 기술'은 핀테크에 필요한 금융과 IT 지식을 담고 있다. 특히 AI, 블록체인, IoT와 같은 기술이 금융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다룬다. 일본 경제를 사례로 들지만, 한국 금융 시장에도 적용되는 일반적인 내용이다. 도서는 금융과 기술에 대한 지식을 '압축적'으로 전한다. 압축 전달은 장..
떨쳐낼 수 없는 고립감 - 그림자 카린 지에벨의 소설 '그림자' 리뷰입니다. 카린 지에벨은 프랑스 작가로 심리 스릴러를 쓴다. 기상천외한 사건과 해결에 집중하는 스릴러와는 다르게, 심리 스릴러는 사건 발생에 따른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집중한다. 사건 관계자가 겪는 불안, 분노, 고립을 전달하면서 독자들은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따라간다. 소설 '그림자'는 클로에 보샹과 알렉상드르 고메즈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클로에 보샹은 성공적인 광고 회사 커리어 우먼이다. 하지만 고객사 파티 이후 그녀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파티 후 귀가하는 길에 검은 후드의 '그림자'로 부터 위협을 당한다. 이후에도 검은 후드의 그림자는 그녀의 주변을 맴돌면서 그녀의 숨통을 죄어온다. 사람들은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는 클로에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 ..
가끔은 정의도 이긴다는 위로 -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 리뷰입니다. 소설은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가 은행에서 벌이는 사건 사고를 그린다. 작가 이케이도 준은 실제로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와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듯한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통해 두각을 드러내며 은행 미스터리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소설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억울하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나오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점장의 지시에 손쓸 수도 없이 승인한 서부오사카철강의 5억 융자가 은행에 대손을 발생시켰다. 지점장 아사노는 권모술수를 발휘하여서 모든 책임을 나오키에게 뒤집어씌운다. 나오키는 억울하게 뒤집어쓴 책임 소재를 해결하고 동시..
당신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줘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줘' 리뷰입니다. * 표시에 대한 주석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랍니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줘"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코지 미스터리(가볍고 편안한 추리물)이다. 경시청 수사 1과 형사 가쓰라기, 법대생 마도카, 전진 판관 시즈카가 해결하는 5+1편*의 사건을 엮어놓았다. 애거서 크리스트의 미스 마플 형식을 따라서 시즈카는 현장에 나가지 않는다.** 대신 마도카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다. 마도카와 가쓰라기의 연애가 그려진 소설은 작가의 다른 소설에 비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마도카와 시즈카의 대담에서 나오는 법과 정의의 문제는 소설을 쉽게 볼 수 없게 만든다. 살인자는 정의롭다. 다소 불쾌한 말이지만, 살..
완생의 독서 - 서평 글쓰기 특강: 생각 정리의 기술 김민영 황선애의 에세이 '서평 글쓰기 특강: 생각 정리의 기술' 리뷰입니다. '서평 글쓰기 특강'은 서평 쓰기의 동기를 부여하고 관련된 전략을 입문자의 시각으로 전달한다. 저자인 김민영, 황선애 작가는 서평가이면서 강사이다. 서평 쓰기를 가르치는 작가는 서평을 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입문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특히 구체적인 서평 쓰기의 로드맵을 전달하고 '요약 → 소개 → 관점'의 구조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에서는 전문적인 서평가는 아니지만 블로그, SNS에 서평을 올리는 사람의 성장기도 나온다. 사례를 통해 서평 쓰기를 친숙하게 만들고 나아가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동기를 끌어올린다. 그렇다면 서평 쓰기는 왜 필요한가? 서평 쓰기는 책을 소화하게 만든다. 서문에도 설명되어 있듯이 ..
노병은 죽지 않는다. -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의 리뷰입니다. 소설의 내용을 일부 언급하므로 스포일러를 완전히 피하고 싶으시면 소설을 먼저 읽길 바랍니다.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은 작가의 소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시즈카 유니버스와 겐타로 유니버스를 결합해 거대한 나카야마 월드를 구축하였다. 5편의 단편에서 이성을 중시하는 도쿄 사람 고엔지 시즈카와 만사 감정적으로 폭주하는 나고야 사람 고즈키 겐타로가 사건을 해결한다. 사회적인 문제를 소설에 잘 녹여내는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중간이윤, 투자 사기, 불법체류, 치매, 마약과 같은 사회적 이슈들을 등장시켰다. 이러한 이슈들이 사건의 배경이자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소설의 핵심 키워드..
클래식과 소설 - 언제까지나 쇼팽 나카야카 시치리의 소설 언제까지나 쇼팽의 Review 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클래식과 소설 클래식은 귀로 듣는 예술이다. 하지만 소설은 시각을 통해서만 경험된다. 따라서 음악을 다루는 소설의 주된 과제는 듣는 것을 시각화하는 방법이다. 음악을 문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생함이 전달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이를 탁월하게 수행한 작품은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밖에 없는 줄 알았다. 이 소설을 읽고 리스트에 '언제까지나 쇼팽'도 추가하였다. 공교롭게도 '꿀벌과 천둥', '언제까지나 쇼팽'에서 모두 천재 피아니스트와 이를 바라보는 준재 피아니스트가 등장한다. 여기서 준재 피아니스트의 역할은 천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쇼팽'에서는 이 역할을 얀 스테..
도망치지 말고 싸워라 - 안녕, 드뷔시 전주곡 나카야카 시치리의 소설 안녕, 드뷔시 전주곡의 Review 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 문제와 추리의 결합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을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그의 소설 내부에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잘 녹아있다. 일본 사회의 문제가 사건 해결의 동기이자 실마리이기도 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간단한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으로 묘사된다. '안녕, 드뷔시 전주곡'은 그의 데뷔작 '안녕, 드뷔시'의 스핀오프로서 미사키 요스케의 스승(?)인 고즈키 겐타로 할아버지의 이야기이다. 단편 5개의 연작소설 속에서 작가의 사회 문제에 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부실 공사,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 문제, 원전, 금융 사기, 정쟁까지 일본 사회 신문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소재들이 소설에 등장한다..